본래는 건실한 공부일기만 쓸 예정이었지만, 블로그 편집기에 익숙해질 겸, 글쓰는 습관을 들일 겸해서 잡다한 신변잡기도 포함해서 글을 써보기로 했다. 그리하여 이번 글은 재미없지만 2026년 3월 4주 주간 기록이 되었다.

일 이야기

이번 주는 정말로 정신없이 바빴다. 지금은 봄방학 기간으로, 학생들의 일정 변동이 정말 심한 때이다. 거기에 맞춰 기획한 특강도 있었으나 하고 싶은 게 많은 십 대 학생들이 성실하게 공부하러 오는 것이 어디 쉽던가. 출결 관리가 배로 어려운 시기였다. 사실 부모님이 함께 계시면서 북돋아주지 않으면 공부할 마음을 잡는 것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. 학원에서 그 역할도 어느 정도 맡아하고 있으니 포기하지 않고 연락이야 하지만, 결국 학원까지 오는 것은 학생이 하는 일이니… 끝까지 등원한 학생을 보면 어찌나 대단하던지, 고생했다는 말을 몇 번이고 했다.

덕분에 내 수업에서는 수업 당 학생 수가 줄어서 좀 더 밀도있게 학생들을 봐줄 수 있어서 좋았다. 지금 형식과 비율로도 몇 년 간 해와서 익숙하긴 하지만, 역시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강사 대 학생 비율은 좀 더 적다. 미래에 개인적으로 그룹 튜터링을 할 기회가 된다면 내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진행해보고 싶다.

봉사활동 이야기

데이케어에서의 봉사활동은 몸은 피곤하지만 여전히 내 활력소이다. 매번 갈 때마다 아이들이 신나게 맞아주는 것만 보아도 오전 시간을 그곳에서 함께하는 의미는 충분하다. 그 중에서도 이번에는 특별한 경험이 있었다.

원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10개월가량의 아기가 있다. 아주 씩씩하고 활동적인 아기이다. 막상 그 전 놀이시간까지는 졸음에 겨워 보채더니, 정작 낮잠 시간이 되어서 침대에 눕히자 잠이 날아간 모양이다. 아기는 침대 벽을 붙잡고 일어서서 큰 소리로 울었다. 아기를 얼른 안아들었더니, 울음은 그쳤지만 이것저것 움직이고 싶어하더라. 그런 아기를 조금 더 단단히 안고 몸을 천천히 흔들며 등을 토닥였다. 울며 보채던 아기가 울음을 그치고, 눈을 끔뻑이는 속도가 느려지더니 끝내는 눈을 감고 고롱, 하는 소리를 내는 그 모든 순간이 정말 생경하게 다가왔다. 이 작은 아기가 내 품에서 잠이 드는 그 10여분 간, 너무나 가까이에서 그 모습을 보고 심장이 뛰는 소리를 듣는 게 새삼 신기하게 느껴진 탓이다. 곤히 자는 아기를 내려놓고 – 그 사이에 한 번 깨울 뻔해서 다시 안아들고 고로롱 소리가 날 때까지 어르다가 눕혔다 – 가만히 살펴보자니, 그냥 무어라고 한 마디로 설명하기 힘든, 기쁨이라기엔 잔잔한 놀라움이 마음을 울렸다.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매일의 일상이 되는 날이 오겠지만, 그 때에도 이런 기분을 느낄지.

그 것과는 별개로, 물론 팔도 아프고 허리도 아픈 터라. 겨우 10개월 정도의 아기를 안아들고 이러면 큰일이니까 꾸준히 운동을 하기는 해야겠다. 앉아서 공부하는 건 쉬운데 몸을 움직이는 건 왜 이렇게 어려울까.

학습 이야기

이번 주 영어 공부는 많이 하지 못했다. 프랑스어의 경우 시제 표현에 접어들었다. aller + 동사 원형으로 미래 시제를 말하는 건 좀 익숙해졌는데, 그냥 aller 동사를 자주 써서 그런 거 같다. 프랑스어는 젠더와 단복수에 따른 동사 변형이 잦으니, 그냥 주어와 동사를 한 뭉치로 외웠는데 그게 도움이 된다. Babbel로 대화 기능을 처음으로 써봤는데, 막상 도움없이 문장을 구성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깨달아서 씁쓸했으나 주어+동사+목적어 수준의 문장은 할 수 있어서 스스로를 좀 더 칭찬해주고 격려하기로 했다.

주말 이야기

친구들이 초대해주어서 벚꽃을 보러 갔다. 이 맘 때 밴쿠버에서는 벚꽃 축제가 열리는데, David Lam Park 에서 열리는 것이 제일 유명하다. (https://vcbf.ca/festival/blossoms-after-dark/) 작년 3월쯤에는 이쪽으로 갔다. 이번에는 친구들에게 신세를 져서, 리치몬드 지역의 개리포인트 공원 Garry Point Park 에 가게 되었다. 규모는 작지만 벚꽃이 화사하게 피어있고, 날씨도 끝내줘서 정말 좋았다. 사진 찍는 재주가 없어 하나만 올린다.

다른 분이 찍혀있어서 지우기 기능으로 지워봤는데 좀 묘하게 지워진 거 같다. 적어도 개인 정보가 드러나지는 않으니 올릴만한 사진인 것으로.

사실 친구들과는 벚꽃만 보러 간 게 아니라 브라질 식당, 이탈리아 식료품점, 코스트코처럼 여러 곳을 갔다. 그들의 쇼핑에 따라간 셈이지만, 모든 것이 새롭고 즐거워서 민망함도 잊었다. 그 친구들은 내가 본 부부 중에 손 꼽게 아름다워서, 반쯤 포기해왔던 결혼의 꿈을 지피게 해주는 존재이다. 내가 이 곳에서 누군가와 삶을 꾸려나가는 것을 아직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– 아직까지 이방인으로서 살아가는 만큼 안정적인 미래를 그리기가 어렵다 – 가능하다면 그들처럼 살아가고 싶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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